인제 광치령 마대자루 속 토막 시신, 얼굴 없는 시신으로 알려진 사건

목차   ▴닫기

• 강원도 인제를 충격에 빠뜨린 끔찍한 발견
• 마대자루 속에 숨겨진 시신
• 신원 확인조차 막힌 사건
•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가
• 조직 범죄인가, 개인의 범행인가
• 유일한 단서, 그러나 허망했던 수사
• 무연01이라는 이름으로 묻힌 시신
• 재수사와 미제 사건 전담팀의 노력
• 해결되지 않은 미제, 기억되어야 할 사건

 

인제 광치령 얼굴 없는 시신 - 출처 나무위키 및 끝까지간다 사건재구성

 

강원도 인제를 충격에 빠뜨린 끔찍한 발견

2003년 4월 18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광치령 고개 인근 국도 31번 도로에서 도로 가드레일을 보수하던 작업자들이 예상치 못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국도 방호벽 뒤편에 놓여 있던 마대자루 3개는 처음에는 쓰레기로 여겨졌으나, 가까이 다가가자 마대 주변에 파리가 날아다니고 악취가 나는 등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작업자가 자루를 옮기기 위해 손을 대자, 내부에서는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고, 이어 사람의 발바닥이 만져졌습니다. 그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수사팀은 마대자루 안에 토막 난 시신이 들어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마대자루 속에 숨겨진 시신

발견된 시신은 검은 비닐봉지에 싸여 있었고, 상체와 하체, 둔부가 각각 나뉜 세 조각이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머리와 양팔, 특히 지문 채취가 가능한 손이 전부 제거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인해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조직적인 범죄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현장 감식 후, 시신의 다른 부위가 인근에 유기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군 병력까지 동원해 한 달 가까이 주변 하천과 야산을 수색했지만, 머리와 양팔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신원 확인조차 막힌 사건

시신에서 혈액이 거의 완전히 빠져 있었고, 지문과 얼굴을 통한 신원 확인이 불가능했습니다. 부검 결과, 사망자는 30~40대의 남성으로 추정되며, 혈액형은 A형이었습니다. 머리가 없는 상태에서 키는 약 160cm였고, 체중은 약 68kg이었지만, 머리를 포함한 실제 키와 몸무게는 각각 185cm와 90kg 정도로 근육질의 체격으로 보였습니다.

 

사인은 칼에 찔린 상처, 즉 다발성 자창이었으며, 총 21개의 자상이 흉부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중 7개는 심장을 직접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또한, 시신은 공복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인제 광치령 얼굴 없는 시신 - 출처 끝까지간다 사건재구성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가

당시 전문가들은 해당 범행이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범죄'라고 분석했습니다. 회칼처럼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무기로 깊이 20cm에 달하는 자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났으며, 피해자의 신체를 토막 낼 때 사용된 도구는 전기톱으로 추정되었습니다. 2003년 수사 당시에는 단순한 동력 절단 도구로 생각되었지만, 2017년 재수사 과정에서 전기톱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법의학자들과 프로파일러들은 피해자가 두려움에 사로잡혀 저항하지 못했고, 양팔이 뒤로 묶인 채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당시 표창원 교수는 "우리 조직을 배신하면 저렇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조직폭력배의 보복 살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시신의 성기에는 불법적인 확대수술 흔적까지 있어 유흥업소 종사자일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조직 범죄인가, 개인의 범행인가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복준 전 형사는 "경고를 위해서라면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시신을 유기했을 것"이라며, 광치령 같은 외진 장소는 그 목적과 모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조직에 소속된 인물이라면 20년 가까이 아무런 제보가 없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결국 사건은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서 비롯되었거나, 사적인 복수 또는 은폐 목적의 살인일 수 있다는 해석으로 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일한 단서, 그러나 허망했던 수사

경찰은 시신과 함께 발견된 마대자루와 검은색 비닐봉투를 단서로 삼고 수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 자루와 봉투 모두 부산항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되어 전국에 광범위하게 유통된 제품이었고, 이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전국의 실종자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DNA 대조 및 전단지 발송 등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졌지만, 시신과 일치하는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A4용지 15박스 분량에 달하는 전단지를 우편으로 보내 신원 확인에 총력을 다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인제 광치령 얼굴 없는 시신 - 출처 나무위키 및 끝까지간다 사건재구성

 

무연01이라는 이름으로 묻힌 시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시신은 결국 '무연01'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매장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담당 수사관마저 매장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사건은 서서히 잊혀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담당 수사관은 여전히 이 사건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으며, 수첩 속 시신 사진을 간직한 채 해결되지 않은 퍼즐을 붙잡고 있습니다.

 

재수사와 미제 사건 전담팀의 노력

2017년, 이 사건은 강원지방경찰청 미제 사건 전담팀으로 이관되었습니다. 이후 경찰은 DNA 데이터베이스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시신의 DNA와 대조하는 등 꾸준히 수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없는 탓에 여전히 사건은 미궁에 빠진 상태입니다.

 

해당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다시 조명되었으며, 범인의 범죄 방식, 유기 수법, 피해자 신체의 특징 등 모든 점에서 일반적인 강력 사건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미제, 기억되어야 할 사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범인 또한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죽음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잔인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신원 불명의 시신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잔혹하게 유기되었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비록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건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히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수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밝혀질 진실을 위해, 이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