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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날 23세 청년의 죽음: 한국인은 1시 퇴근, 이주노동자는 5시까지?

by 굿데이라라 2025. 7. 12.

 

첫 출근날 23세 청년의 죽음: 한국인은 1시 퇴근, 이주노동자는 5시까지?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및 머니s 김다솜 기자

 

폭염 속 스러진 23세 청년: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23세 베트남 청년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은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폭염 속에서 홀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된 그의 장례식은 조문객조차 없이 쓸쓸하게 치러졌다고 전해져 더욱 큰 슬픔과 분노를 자아냅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다시 한번 직시하게 합니다.

 

폭염이 앗아간 23세 청년의 생명

지난 7월 7일 오후 4시 40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A씨(23세, 베트남 국적)가 지하 1층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그의 체온은 무려 40.2도에 달했으며,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구미 지역에는 지난 6월 29일부터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고, A씨가 숨진 8일 낮 최고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폭염 속에서 젊은 생명이 스러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한국인과 이주노동자의 차별적 노동 환경

이번 사건은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차별적 노동 환경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화섬식품노조 조에티스 지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A씨가 처음 출근한 건축 현장에서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오전 일찍 출근하여 오후 1시에 퇴근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오후 5시까지 작업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국적에 따라 노동 시간과 휴식 환경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차별은 이주노동자들을 폭염과 같은 위험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며, 결국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쓸쓸했던 마지막 길, 아무도 없던 장례식장

고인의 장례식은 너무나도 쓸쓸하게 치러졌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서 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고인의 빈소에는 베트남 친구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회사나 노동부 관계자의 조문도 없었다고 합니다. 위패도 없이 고인의 예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상차림에는 접시 하나 없었다는 묘사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고인의 친구는 "똑같은 사고를 당할까 두렵다"고 말하며 이주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를 대변했습니다. 서원 스님은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지만, 아무도 없는 장례식장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를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이주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시급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얼마나 소홀히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누구보다 위험한 노동 환경에 내몰려 있으며, 제대로 된 휴식이나 언어적·제도적 보호 장치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매년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의 미온적인 대처는 또 다른 비극을 낳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폭염기 이주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폭염 시 작업 중지 기준을 강화하고,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충분한 휴식과 안전 교육을 제공하며, 언어 장벽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업은 이주노동자들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존중받아야 할 동등한 근로자로 인식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23세 베트남 청년의 죽음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환경과 인권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이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더 이상 폭염 속에서 안타까운 생명이 스러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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