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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조선의 품격을 닮아 조상들이 사랑한 '부귀의 꽃'

by 굿데이라라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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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부귀의 상징, 모란꽃의 아름다움

화려함과 기품을 동시에 지닌 꽃, 모란(Paeonia suffruticosa)은 오랜 세월 조상들의 사랑을 받아온 꽃입니다. '꽃 중의 왕(花王)'이라 불릴 정도로 당당한 자태와 짙은 향기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습니다. 특히 5월, 봄의 절정에 피어나는 모란은 진홍빛, 자주빛, 눈부신 백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우리의 정원을 수놓으며 부귀와 영화, 그리고 고귀한 품격을 상징합니다.

 

생물학적 특징과 분류

모란은 속씨식물(쌍떡잎식물)에 속하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관목입니다. 흔히 ‘목단(牧丹)’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높이는 약 1m 내외로 성장합니다. 잎은 세 겹으로 나뉘고, 각각의 작은 잎은 달걀형으로 2~5갈래로 갈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잎의 표면은 털이 없으며 뒷면은 희미한 잔털로 덮여 은은한 빛을 띠죠.

 

5월에 피는 꽃은 홍자색을 중심으로 흰색, 자주색 등 다양한 컬러를 자랑하며, 크기는 지름 15cm 이상으로 크고 풍성합니다. 꽃잎은 최소 8장 이상으로 일정하지 않으며,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게 깊게 갈라져 있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꽃받침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꽃의 중심부에는 수많은 수술과 2~6개의 암술이 위치해 있습니다. 꿀이 많아 꿀벌들이 특히 좋아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모란의 씨앗과 열매

모란의 열매는 9월 무렵 익으며, 그 형태는 마치 불가사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열매 속 주머니가 갈라지면 그 안에 있던 씨앗이 나와 번식을 준비합니다. 씨앗은 둥글고 검은색을 띠며, 씨앗 번식 외에도 포기나누기, 접붙이기 등 다양한 번식 방법이 사용됩니다.

 

또한 모란은 다양한 재배 품종이 존재하는데, 이는 겹꽃 형태로 개량된 경우가 많아 조경용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중국종, 일본종, 프랑스종의 3계통으로 나뉘며, 개화 시기에 따라 보통 모란과 겨울모란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역사와 전설 속의 모란

모란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역사와 전설 속에 깊게 뿌리내린 존재입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모란은 신라 진평왕 시대에 당나라에서 처음 우리나라로 들어왔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당 태종은 붉은색, 자주색, 흰색으로 된 모란꽃 그림과 씨앗 석 되를 신라에 보내며 양국 간의 우호를 상징했다고 합니다.

 

또한, 신라 말기의 문인 최치원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란을 심었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오며, 조선시대에는 궁궐의 정원이나 사대부 가문에서 모란을 앞다투어 심고 자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란

 

모란의 심기와 활용법

모란을 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가을, 특히 10월 상순부터 11월 상순까지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땅이 적당하며, 건조하지 않은 토양이 좋습니다. 번식은 씨앗뿐 아니라 포기나누기, 접붙이기를 통해 쉽게 가능합니다.

 

모란은 그 아름다움 외에도 약용으로도 활용됩니다. 특히 뿌리껍질은 한방에서 '목단피(牧丹皮)'라 하여 항염, 진통, 지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부인병 치료에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꽃의 화려함과 더불어 실용성까지 갖춘 대표적인 전통 식물인 셈이죠.

 

꽃말과 문화적 의미

모란의 꽃말은 ‘부귀(富貴)’입니다.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 덕분에 예부터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졌고, 특히 왕실이나 상류층 정원에서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에도 결혼식이나 기념일에 모란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화나 민화, 자수 등 전통 예술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문양입니다.

 

또한 모란은 여성의 아름다움과 기품을 상징하는 꽃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조선시대의 여인들은 모란 무늬가 수놓인 옷이나 베개, 병풍을 통해 우아함과 품격을 나타내곤 했죠.

 

오늘날의 모란

오늘날 모란은 전국 각지의 식물원이나 정원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으며, 봄철 주요 꽃축제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인공입니다. 특히 경북 경산, 충남 공주, 전남 함평 등에서는 매년 모란 축제가 열려 지역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화려함 속에 담긴 깊은 역사와 철학, 그리고 한국인의 미의식까지 고스란히 담긴 꽃, 모란. 그 기품 있는 아름다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정원과 문화 속에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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